영화 파주를 봤다. 영화에서 언니를 사고로 잃어버리고 운동권 형부가 경찰에 연행되면서 혼자가 된 주인공이 훌쩍 인도로 떠나는 장면이 나온다. 은모는 형부를 면회하고 돌아가는 길에 문득 여행사에 들러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한다. 어딜 가고 싶냐는 여행사 직원의 질문에 잠시 망설이다가 눈 앞에 있는 팜플렛을 들고는 "인도, 인도가 좋겠어요."라고 한다. 스토리상 은모가 떠난 곳이 인도여야 될 필요성은 전혀 없다. 단지 은모가 돌연 현실로부터 사라진 3년을 포장할 단어가 필요했다면, 그곳이 부산이든, 땅끝마을이든, 그것도 아니면 "그냥, 여기서 제일 먼 곳에 가고 싶어요"라는 모호함도 괜찮았을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잊을만 하면 튀어나오는 '인도'라는 단어가 내겐 너무 어색했다. 삶으로부터 버려진 이라면 웬지 찾아야할 것만 같은 인도. 하지만 인도 생활이 수년째로 접어든 나에겐 인도를 3년이나 떠돌고 있는 은모의 모습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건 왜일까. 아니면 박찬옥 감독이 아는 인도를 나는 모른채 살아온 것일까.
映画『波州』を観た。ガス事故で姉を失い、かつて学生運動に関わっていた義兄さえ警察に連行され、独りぼっちになってしまったウンモは、突然インドへと旅に出る。義兄を面会した帰り道になんとなく旅行会社に寄ったウンモは、旅行に行きたいと言う。どちらへ、と聞く旅行会社の職員に、ウンモはしばらくの間ためらうのだが、手前のパンフレットを見ては、インド、インドにしますわ、という。ストリー上、インドでなければならない必然性はまったくない。ただ、ウンモが現実から消えてしまった三年間を包装する言葉が必要だったのなら、そこが釜山であれ、タンクッ・マウル(朝鮮半島最南端の村)であれ、さもなければ「とりあえずここからいちばん遠いところへ」という模糊さでもよかったのだと思う。映画を観る間、忘れる頃には出てくる「インド」という言葉に私は得体のしれない違和感を感じてならなかった。人生から捨てられた者ならなぜか訪れそうなインド。しかし、インド生活も三年目に入る私に、三年もインドをさ迷っているウンモの姿がなかなか思い浮かべられないのはなぜだろうか。パク・チャンオック監督の知っているインドを私は知らないまま生きてきたのだろう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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