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니 12 시가 가까웠다. 텅빈 거리를 조금 걸어가니 좁은 골목에서 인력거가 하나 나왔다. 인력거꾼은 잔뜩 취해 있었다. 다른 선택 사항이 없기 때문에 그 인력거를 탔다. 도중에 조그만 사거리를 지나는데 길목에 앉아 모닥불을 지피며 몸을 녹이고 있는 다른 인력거꾼들이 보였다. 자정을 넘긴 시간이었다. 아마 집 없이 아무 곳에서나 자고, 손님이 있으면 언제라도 태우는, 그런 인력거꾼들인 것 같았다. 그네들의 삶이 마치 돌아가는 인력거 책바퀴처럼 고단스럽게 느껴졌다. 도장 찍을 우편물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24 시간을 우체국에서만 살아야 하는 우체국 직원의 삶이나, 평생 하루 24 시간을 거리 빗질을 하며 살아야 하는 환경 미화원의 삶을 상상하면 끔찍하다.
여느때 같으면 술취한 인력거꾼에게 앙칼지게 한 마디 했을 텐데, 오늘따라 그들에게도 술에 취할 여유는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우리는 모닥불가를 지나 어둠속 깊이 깊이 들어갔다.
찡..해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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